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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잠자리가 바뀌었다.잡담 2016. 2. 4. 07:17
재작년에 태어난 조카들로 인해 내 생활도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일단 이 녀석들이 내 방을 너무 좋아한다는 거다. 방에만 들어서면 빽빽 울던 울음도, 짱알거리던 투정도 어느새 그치고, 호기심 잔뜩 어린 눈초리로 이곳저곳을 살피느라 정신없다. 나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어느 것부터 만져봐야 하나 골똘히 고민하는 악동들 같다. 그래서 가끔 우는 아이들을 달래려 피난처로 내 방이 활용되곤 하는데, 이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건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생활 패턴을 가진 내 수면욕이다. 다른 방에서 쪽잠을 자거나, 침낭도 활용해 봤지만, 원천적인 해결점을 전혀 가져오지 못해 좌절하던 차, 작년 말 이케아에 놀러갔다 기가 막힌 방법과 조우하고 말았다. 그 이름하여 벙커침대! 짜잔!! 정확한 명칭은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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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IN을 시작했다.잡담 2016. 1. 11. 05:29
PLAIN을 시작했다. 아니 시작한진 사실 꽤 됐다. 작년 8월달부터 그냥저냥 찍은 사진들을 올려 댔으니 반년이 넘어간 셈이다. 포스팅도 100개를 훌쩍 넘겼다. 호기심에 앱을 깐 게 발단이었다. 아무 것도 안 하자니 너무 휑하고, 하루에 하나씩 오가며 찍었던 사진들을 올리다보니 일상의 소소한 기록장이 되었다. 스냅사진에 긴 감상도 오글오글하고, 짧게 단어나 한 문장 안에서 해결하니 부담감도 없던 것 같다. 강남 핫플레이스 같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비하면 플레인은 마치 동네 변두리에 새로 지어진 전세집 같다고나 할까. 갑자기 다음카카오에서 확 서비스를 접어버리진 않을까 그게 조금 두렵긴 하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싫증낼 거라 위안 삼고 있다. 진짜 할 일 없으면 한번 들러 주시길. 따...딱히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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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셀레스틴의 '액스맨의 재즈'책|만화|음악 2016. 1. 8. 21:05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 전인 1919년 미국.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에선 6명의 사람들이 도끼로 살해되는 잔인한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아직까지 실제 범인이 잡히지 않은 이 미제 사건을 소재로 삼은 레이 셀레스틴의 데뷔작 [액스맨의 재즈]는 허구와 실제 사건을 교묘하게 섞어낸 독특한 상상력과 정교한 구성을 뽐내는 추리소설이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가늠할 수 없게 사건 배경에서부터 인물들까지 탄탄하게 교차해낸 이 소설은 건조한 문체에 생생한 배경묘사를 곁들여 마치 실제 사건을 기술해낸 범죄 논픽션을 읽는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앤드류 테일러, 마이클 콕스, 스테파니 핀도프의 소설들처럼 19세기에서 20세기 초의 막 발전해가는 미국을 무대로 제임스 엘로이 스타일로 건조하며 차갑게,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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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스 브라운의 '레드 라이징'책|만화|음악 2015. 12. 10. 07:32
며칠간 책과 먼 생활을 해왔더니 문득 글이 읽고 싶어졌다. 내가 쓴 거 말고, 인터넷 기사나 댓글 말고, 실용서적 참고서적 말고, 새롭고 아주 긴 이야기가. 그런 바람을 들어주기나 한 듯 마침 가제본 서평 이벤트에 당첨돼 읽게 된 건 무지 두껍고도 이제 갓 출간된 소설이었다. [파리 대왕]의 [헝거 게임] 버전이라는 아주 그럴듯한 태그라인이 붙은 이 소설의 제목은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의 장편 데뷔작이라 했다. 신선한 이야기에 목마른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달라붙어 영화화한다는 소식보다 사실 더 끌렸던 건 SF 성장담이라는 장르 때문이었다. 다 읽고 나니까 SF라고 부르기는 다소 민망하지만, 성장담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 이야기는 한참동안 인기를 끈 [해리포터]를 위시한 [트와일라잇], [헝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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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책|만화|음악 2015. 9. 23. 07:56
해야 할 일이 잔뜩 밀려있는 와중에도 스티븐 킹의 새 중편집 [별도 없는 한밤에]를 읽었다. 장편이었다면 몇 번이나 흐름이 끊겼을지 모른다. 아니 솔직해지자. 장편이었다면 아예 일을 잠시 접고서 쭉 읽었겠지. 스티븐 킹은 내게 그런 마력을 주는 작가니까. 그의 소설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첫 문장을 읽은 순간부터 메두사 눈빛에 굳어버린 석상이 되듯 마지막 문장까지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그 마법에서 간신히 헤쳐 나오면 어느새 타임 슬립을 한 거처럼 시간이 저만치 흘러가 있다. 그러나 이번엔 4개의 중편이 모인 책이라 부담 없이 끊어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중편집은 각 이야기 사이마다 쉬어갈 틈이 필요하다.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 내려가기 보단, 한편 한편이 끝나고 그 이야기의 여운을 느끼고 곱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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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책|만화|음악 2015. 8. 6. 06:00
스티븐 킹이 돌아왔다. 아니 사실 거의 매년, 그는 돌아온다. 국내에 번역되는 속도가 느리거나 아예 번역이 안 돼서 그렇지. 킹은 꾸준히 신작을 써왔다. 1986년엔 눈이 썪어들어갈 정도의 한심하기 짝이 없는 영화 [맥시멈 오버드라이브]라는 호러물을 감독했음에도 [그것]이란 걸작을 퍼냈고, 1999년 목숨이 오락가락할 정도의 사고를 당한 후에도 보란 듯 [드림캐처]를 완성했다. 1974년 [캐리]로 데뷔한 이래 엄청난 성공과 영광을 누렸음에도 그처럼 꾸준히 지속적으로 글을 쓰고 사랑 받아온 작가는 드물 것이다. 그것도 아멜리 노통 정도의 분량도 아니고 수학 정석과 비견될 정도의 두꺼운 페이지를 거의 매년 선보이는 작가는 더더욱 더. 스티븐 킹은 과작보다는 다작이 어울리는 작가다. 작품마다 질적인 편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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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발다치가 엮은 '페이스 오프'책|만화|음악 2015. 6. 25. 05:07
꿈의 태그매치다. 어디 누가 해리 보슈와 패트릭 켄지가 만날 거라 상상이라도 해봤을까. 그뿐만이 아니다. ‘잭 리처’와 ‘닉 헬러’가 한 술집에서 대화를 나누고,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루카스 데븐포트와 릴리 로텐부르크’와 팀을 짜 수사를 한다. 심지어 오만가지 이상한 사건들과 마주친 바 있는 ‘펜더개스트’는 무시무시한 ‘구스범스’ 세계 안으로 떨어진다. 이런 단편들이 자그마치 11편이다. 한 지면 안에서 무려 22팀(정확히는 23명)의 작가들이 만든 캐릭터들이 대결(이라 쓰고는 협력? 이라 해석해도 무방하다)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그렇다. 요즘 트렌드대로 얘기하자면 황금가지 밀리언셀러에서 나온 단편집 [페이스 오프]는 추리/스릴러 계의 ‘어벤져스’라 할 수 있다. 쟁쟁하기 그지없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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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을 시작했다. 4잡담 2015. 5. 23. 03:00
교정 1년차를 넘겼다. 뒤틀린 이빨은 눈에 띄게 변했다. 튀어나왔던 위쪽 앞니는 쑥 들어갔고, 겹쳐져 있던 아랫쪽 앞니는 가지런히 펴졌다. 발치한 이빨들 때문에 아직 틈이 듬성듬성 난 편이지만 효과가 있었다. 눈에 띄게도. 담당의께서는 '앙악수술한 것 마냥'이라며 자평하고 있지만, 워낙 립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날려주시는 양반이라 반쯤 걸러 들으면서도 사실 신기하긴 하다. 워낙에 삐뚤빼뚤 구제할 길 없는 좁은 하관이었던지라 그래도 이렇게 쉬 펴지는 데 의의를 두련다. 이제 슬슬 틈을 줄이며 좁히는데 주력하는 듯 한데, 그런 고로 세 번째 미니 스크류를 박았다. 여전히 이빨 뽑는 거보다 더한 고통이 엄습. 타이레놀을 사탕처럼 복용하며 일주일 이상을 견뎠는데 여전히 붓기가 빠지지 않고 통증이 괴롭힌다. 아래 턱..